디지털 드로잉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라면 누구나 **모사(따라 그리기)**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나 멋진 사진을 그대로 옮겨보는 과정이죠. 하지만 많은 분이 모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민하곤 합니다.
모사는 아주 좋은 연습법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저도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많은 모사를 시키도록 합니다. 일단 처음 창작하는건 매우 어렵기도 하고 모사에서 점차 자기 것으로 변화를 시키는 것이 접근이 좋기도 하고요.
1. 디지털 드로잉 모사란 무엇인가?
모사의 사전적 정의는 원본 그림이나 사진을 보고 최대한 비슷하게 따라 그리는 연습입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 모사는 단순한 복사가 아니라 데이터 수집 과정이어야 합니다.
- 관찰력 향상: 대상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힘
- 형태와 비례 이해: 인체나 사물의 복잡한 비율을 손에 익히는 과정
- 손과 눈의 협응력 발달: 눈이 본 것을 손으로 정확히 구현하는 ‘그리는 근육’ 형성
즉, 모사는 창작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 벽돌(데이터)을 쌓는 과정입니다.
2. 모사만 하면 생기는 ‘보이지 않는 벽’
열심히 따라 그리는데 창작이 안 되는 이유는 모사와 창작에 필요한 뇌 근육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모사 능력: 있는 것을 옮기는 힘 (출력 중심)
- 창작 능력: 없는 것을 설계하는 힘 (기획/응용 중심)
많이 따라 그린다고 창작 능력이 자동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사만 오래 하면 빈 종이를 마주했을 때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백지 공포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3. 모사에서 창작으로 넘어가는 현실적인 3단계
모사에서 창작으로 넘어가는 문턱을 낮추기 위해 제가 추천하는 ‘준모사’ 단계입니다.
① 질문하며 모사하기 (생각하는 드로잉)
선 하나를 그을 때마다 질문을 던져보세요.
- “작가는 왜 선을 여기서 꺾었을까?”
- “이 형태를 단순화하면 어떤 도형이 될까?” 핵심: 질문하며 그리면 모사가 단순 복사에서 데이터 학습으로 바뀝니다.
② 10% 변형 법칙 (창작 연결 핵심!)
모사한 그림에서 딱 10%만 바꿔보세요.
- 눈 색깔 변경, 소품 바꾸기, 배경 시간대 변경 등
- 점차 30%, 50%, 70%로 늘려가면 자연스럽게 완전 창작 영역으로 이동합니다.
③ 부분 합성 (믹스앤매치)
- A그림 구도 + B그림 색감 + C그림 캐릭터 → 하나로 합쳐보기
- 모사에서 창작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연습으로 아주 효과적입니다.
4. 모사와 창작의 황금 비율
초보자일수록 모사의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키려면 반드시 창작의 시간을 끼워 넣어야 합니다.
- 초기 입문 단계 (모사 70% : 창작 30%)
- 비고: 디지털 도구와 기본적인 형태 잡기에 익숙해지는 시기입니다.
- 중기 숙련 단계 (모사 50% : 창작 50%)
- 비고: 앞서 말씀드린 ‘10% 변형 법칙’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 고급 및 프로 단계 (모사 30% : 창작 70%)
- 비고: 모사는 새로운 스타일 연구를 위해 최소화하고, 나만의 화풍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시기입니다.

결론: 모사에서 창작으로
모사를 할 때는 ‘연습하는 시간을 갖는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작으로도 물론 연습할 수 있지만 여러 이유들로 창작은 모작보다는 훨씬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그렇다고 모작을 생각 없이 단순히 따라그리만 하는 것은 안되고 반드시 생각을 하면서 그려야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 위주로 모사 연습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동물을 좋아하면 동물로, 캐릭터를 좋아하면 캐릭터로, 자연물을 좋아한다면 나무로!